April Lee is known for being a co-founder of EnoB, a nonprofit organization serving the disabled through music.
- What exactly do you do in EnoB?
“I established a nonprofit organization serving the disabled, EnoB (Innovative Bridge) with Tae Wook Kang. I’m currently working as an associate ED. Founded in 2006, EnoB is made up of Korean-Americans who graduated from Columbia University, Julliard School of Music, and NYU. Our mission is to provide high-quality concerts for the isolated society. Most of our performers either graduated from or are currently in Julliard School of Music, Manhattan School of Music, and many other outstanding universities”.
1월 중순 경 카네기홀 마케팅 직원으로 자신을 소개한 이치윤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2월 11일 열리는 부산소년의 집 관현악단 카네기홀 공연에 대한 홍보 자료를 보내며 기사를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전화를 받고 우선 카네기홀에 3년째 근무하고 있는 한인 정직원이 있었다는 사실이 신선했다. 그리고 카네기 직원이 홀의 기획 공연이 아닌 대관 공연을 위해 직접 홍보 활동을 펼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인터뷰를 통해 알았지만 이치윤씨는 음악을 통한 장애인 봉사 활동을 하는 이노비(EnoB)의 공동 창립자로 한인 사회에 알려진 인물이었다.
* 솔직히 카네기홀에 한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다른 한인 직원이 또 근무하고 있는가?
- 내가 유일한 한인이다. 마케팅, 개발(Development), 재정, 휴먼리소스, 교육 등 여러 분야의 사무직원이 약 220명 있다. 무대 관리 인력까지 포함하면 300명 정도인데 내가 유일한 한인일 뿐 아니라 카네기홀이 취업비자를 스폰서해준 최초의 외국 유학생으로 알고 있다. 그 때문에 인턴 과정을 마치고 정직원으로 채용될 때,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반대도 많았다고 들었다.
* 정확히 어떤 분야의 업무를 맡고 있는가?
- 마케팅부서 내 ‘Visitor Service Associate'이 정식 타이틀이다. 주 업무는 ‘음악 대사(Music Ambassador)'와 '학생 위원회(Student Council)' 활동을 관리하고 있다. 음악 대사는 자원봉사자 230여명으로 이루어진 큰 프로그램이고, 학생 위원회는 NYU, 컬럼비아 등 음악 관련 학생들이 자신들의 공연 크레딧을 쌓으면서 아이디어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마케팅의 목적은 결국 우리가 하는 공연에 많은 관객을 불러모으는 것이다. 나의 업무 목적은 젊은 관객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장기적인 관객층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어떤 과정을 거쳐 카네기홀까지 오게 되었나?
- 외국어대에서 영어를 전공했지만 원래 클래식과 재즈 음악을 너무 좋아해 졸업과 동시에 음반 업체에 취직해 3년간 관련 일을 했다. 청담동에 등장해 한국의 블루노트로 불리며 큰 화제를 모았던 ‘원스 인 블루문’ 재즈 카페에서 매니저일을 하기도 했다. 2004년 유학와서 뉴욕대 뮤직비즈니스 석사 학위를 마쳤고, 유니버설 레코드 등 음반 회사와 공연 기관 몇 곳에서 인턴 코스를 밟았다. 2006년 11월부터 카네기홀에서 근무했다.
* 세계 최고의 공연 기관에서 일하게 되어 기뻤겠지만 힘든 일도 많았을 것 같다.
- 직장 문화가 한국과 많이 달라 적응하는 데 꽤 애를 먹은 것이 사실이다. 처음에 한국에서처럼 일을 빨리 처리하니까 오히려 윗사람들이 “왜 그렇게 빨리 했어? 제대로 처리한 것 맞아?”라고 물어봤다. 조금 천천히 하더라도 완벽하게 해내는 것,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 무엇보다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자기 의견을 개진하지 않으면 무능한 사람으로 보인다.
* 1년에 평균 몇 개의 공연이 올라가나?
- 스턴 홀, 펄만 홀, 웨일 홀 3곳에서 300개 정도의 공연이 벌어진다. 그 중 3분의 2가 대관 공연이다. 나머지는 자체적으로 기획한 프레젠테이션 공연인데 보통 2년에서 3년전에 이미 기획과 스케줄이 정해진다. 대관 공연이 큰 수입원이지만 카네기측은 당연히 프레젠테이션 공연의 성과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기관이 선택한 뮤지션들의 수준이 팬들에게 얼마나 인정받는 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인 음악가로서는 지난해 유일하게 장영주(사라 장) 공연이 선정됐는데 관람하면서 괜히 뿌듯했다.
* 그렇다면 대관 공연인 부산소년의 집 콘서트를 위해 이치윤씨가 애쓰고 있는 이유?
- 공연을 기획한 한국의 ‘미라클 오브 뮤직’에서 도와달라고 연락을 했다. 정명훈 지휘자가 만든 비영리기관이다. 솔직히 업무 외 활동이기 때문에 회사에 눈치가 보여서 상관에게 보고하고 허락을 받은 후 일을 시작했다. 홍보에 관한 모든 일을 하고 있는 데 생각보다 일이 많다. 그래도 의미 있는 공연이기에 보람있다. 천주교 신자로서 나도 음악을 통한 봉사 활동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 구체적으로 무슨 활동을 하나?(이노비 창립자인 것을 몰랐다)
- 강태욱씨와 함께 장애인을 위한 봉사단체 이노비(EnoB: Innovative Bridge)를 창설했다. 내가 부대표를 맡고 있다. 2006년 컬럼비아, 줄리아드, 뉴욕대학 출신 한인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계층에게 수준 높은 문화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연주자들은 대부분 줄리어드 음대, 맨하탄 음대 등 뉴욕의 유수한 대학을 졸업했거나 재학중인 음악 전문가들이다.
음악 공연 전문가로서 이씨가 장기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한국 기업의 문화 마케팅과 스폰서 활동을 활성화 하는 것이다. 뉴욕에 재능 있는 음악가들이 큰 무대에 서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씨는 “공연때마다 느끼지만 일본 기업들은 정말 적극적으로 스폰서를 하는 데 비해 한국 기업을 극히 드물다”라고 안타까워했다.
“ 스폰서가 단순히 돈만 지원하는 게 아닙니다. 보드 멤버가 되면 영향력 있는 다른 위원들과 네트웍을 만들 수 있고, 대부분 큰 사업가들인 위원들과의 교류는 결국 비즈니스에 도움이 됩
니다. 한 10년 후에는 한국 기업의 문화 스폰서 활동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합니다.”
[ 박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