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인음악가들 호스피스병동 감동 콘서트

뉴시스 - Feb 01, 2015




문화봉사단체 ‘이노비’, 생의 마지막 보내는 환자들 위로

아름다운 피아노와 바이올린, 플룻의 선율이 조화롭게 흐른다. 객석의 뜨거운 갈채도 화려한 무대도 없다. 그러나 은은한 드레스 차림의 성악가들은 어느 때보다 혼신의 공연을 펼쳤다.

피아니스트 양혜조, 소프라노 윤혜린과 서연준, 플루티스트 오은지, 바이올리니스트 이정희 등 한인여성 음악가들이 마주한 관객은 휠체어와 간이침대에 누운 병약한 환우들이었다.

29일 오후, 뉴욕 브롱스에 위치한 캘버리 병원에서 작지만 감동적인 콘서트가 열렸다. 문화봉사단체 이노비(EnoB, 대표 강태욱)가 마련한 이날 공연은 호스피스 병동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환자들과 이들을 돌보는 간호사, 직원들을 위해 베풀어졌다.

거의 매주 병원과 양로원을 돌며 소외된 이웃을 위한 무료 음악회를 열고 있는 이노비가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곳은 바로 캘버리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이다. 이곳엔 말기 암환자 등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는 다민족 환자들이 입원중이어서 더욱 애틋한 마음으로 찾고 있다.

공연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은 한결같이 탄탄한 실력과 명성을 갖추고 있다. 맨해튼 음대 대학원 출신의 다재다능 피아니스트이자 뮤직디렉터인 양혜조, 세실 칼리지 겸임교수인 소프라노 서연준은 뉴욕 카네기 홀에서 공연을 가졌다.

서울대 음대와 매네스 음대 출신의 소프라노 윤혜린, 서울대와 맨해튼 음대를 졸업하고 다양한 콩쿨 수상경력에 빛나는 플루티스트 오은지, 미국 줄리어드 음대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현재 럿거스대학에서 박사과정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정희 등 한인음악가들의 하모니는 마치 천상의 음악과도 같았다.


이노비의 김재연 사무총장은 “호스피스 병동에서 삶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계신 어르신들과 환자분들에게 기쁨과 위로를 전달하기 위해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클래식과 오페라 등의 프로그램을 꾸몄다”고 전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공연장소에 내려오지 못한 환자들은 병실에서 실시간 생중계된 TV 모니터를 통해 음악회를 감상했다. 공연이 끝난 후 환자들과 포옹하며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말을 잊지 않은 이들 음악가들은 “불편한 몸에도 음악에 행복해하는 분들을 보면서 우리가 더 큰 감동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